최고의 열정과 최선의 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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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재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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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제가 섬기는 신학교의 첫 번째 채플 예배에서 강사인 김남주 목사님으로부터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쌍용 화보에 실렸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퇴임을 앞두고 있던 건설회사 부장이 있었습니다. 사장은 그에게 회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집을 하나 지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건축물이 될 집이었습니다. 그 부장은 별다른 열정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은퇴할 것인데 좀 귀찮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래도 사장의 부탁을 받았으므로 그는 그 집의 건축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그는 좋은 자재를 쓰지 않았습니다. 싸고 부실한 자재를 사용해서 지었습니다. 기술력도 최대한 발휘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대충대충 했습니다. 기간도 단축시켰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감수도 규정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설렁설렁 한 것입니다.
건축을 다 마친 후 사장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사장은 그에게 수고했다고 말한 후 그 집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그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 집은 내가 자네의 은퇴선물로 주려고 짓게 한 집이라네. 저 집은 이제 자네 걸세. 퇴임 후 저 집에서 잘 지내시게나!”
그 부장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눈에 떠올랐습니다. 후회와 자책과 부끄러움과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뒤섞인 그의 마음상태를 짐작해보았습니다. 자기 꾀에 넘어간 셈입니다. 자기 잇속을 챙겨 똑똑한 짓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바보 짓이었습니다.
이 부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일에 끝까지 신실해야겠다는 생각이 그 하나였습니다. 내 한 몸 편하자고 잔꾀 부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근시안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매사를 판단하고 선택해선 안 되겠다는 반성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과 함께 ‘내가 지금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내 집을 짓는 일이구나’라는 깨달음이 들었습니다. 내 돈과 시간을 들여 누군가를 돕는 일, 꼭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상심한 누군가를 찾아가서 격려하는 일, 학생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일, 때로는 누군지도 모르는 선교지의 영혼을 위해 헌금하고 기도하는 일, 그런 것들이 때론 낭비 같고 때론 내 삶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인생이라는 내 집을 짓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들이 나의 영원한 집을 짓는 재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어떤 일이 부담스러운가요? 나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다른 사람 좋을 일을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필요가 있나?’라는 투덜거림이 입가에 머물고 있습니까? 그것은 바로 당신의 집을 짓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그 집을 선물하시고 싶어 합니다. 그러므로 그 일에 최선을 다합시다. 목장의 구성원들을 섬기는 일, 컴패션의 아이에게 편지하고 후원하는 일, 교회당 화장실을 청소하고 주차를 도와주는 일, 배고픈 교회 식구들을 위해 많은 양의 밥을 짓고 설거지 하는 일, 아픈 사람을 심방하는 일, 교회의 기도실에서 누군가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일, 남의 자녀들을 맡아 성경을 가르치며 섬기는 일... 이 모든 일은 바로 당신의 집을 짓는 일입니다. 최고의 열정과 최선의 섬김으로 이 일을 감당한다면 당신의 집은 가장 견고하고 아름답게 지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모든 혜택을 영원토록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재기 목사의 목회칼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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