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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숙의 마산사랑 음악사랑 이야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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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영숙
작성일12-03-19 00:00 조회1,0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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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추억담
"저 많은 물이 모여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마산사랑 음악사랑(2)] 동명보육원에 둥지를 틀다

정영숙  |  jhe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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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03  12: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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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오면 나는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고요한밤 거룩한 밤’ 무용을 하기도 하고 독창도 하였다. 어머니 치마폭을 천사 날개로 둘러쓰고. 어머니는 음성이 좋아서 노래를 잘 하신다. 현재 90세가 넘으셔도 동요와 찬송가와 쉬운 가곡도 수시로 부르신다. 그뿐 아니라 나는 예능에 소질이 있어서 그림과 노래,웅변, 암송도 잘 하여 거창지방 경연대회 때 출전하여 상도 받았다. 공부는 1등은 못해도 우수한 편이며 체육은 꼴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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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4학년 거창지방 학교 음악경연대회 1등 사진. 뒷줄 가운데 정영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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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후 4개월 어머니 품

마을에 서커스단이 나타나 말을 타고 이마을저마을 다니며 나팔을 불면 신명이 나서 따라 다니다가 임시 천막을 친 장소에 가서 서커스를 공포에 질려가며 보기도 하고, 또 부모님이 영화를 좋아하시어 오빠와 나를 데리고 갔는데, 변사가 나와서 영화 스토리를 마이크로 이야기 하여 웃다가 울다가 하기도 했다. 기독교를 믿다가 가문에서 쫓겨난 할머니 덕분으로 부모님 잘 만나 초등시절에는 다른 아이들이 해 보지 못한 신문화를 몸에 익혀가며 컸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마을이 안정이 될 무렵인 6학년 12월에, 아버지께서 어머니와 아무 의논 없이 친구이신 민영환목사님을 만나러 마산을 가셨다. 며칠 후 오셔서 무조건 집을 싸서 이사를 한다고 명령하시어, 우리 가족들은 과수원. 농토. 집을 숙부에게 맡기고 마산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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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8월17일 해방 기념으로 가족사진 촬영. 사진이 오래되어 할아버지 모습이 없다. 앞줄 왼쪽부터 나, 할머니, 오빠.

덜커덩 덜커덩 하는 비포장 길을 버스를 타고 오다가, 진동 고개를 넘어 마산으로 들어 올 무렵 차창에 비치는 바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버지 저 많은 물이 모여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저것이 바다다. 마산앞바다다.”


공부시간에 바다는 배워도 실제로 바다는 못 본 나는 신천지에 감탄을 했다. 우리고장 함양에서는 강물에 헤엄치고 놀았는데, 마산에 오니 끝이 보이지 않는 넓고 푸른 바다가 펼쳐 있어서 하루하루가 신기했다. 그때 처음으로 바다를 보고 느낀 감정의 연속이 어른이 되고 70이 넘어도 나의 애창곡은 <가고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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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3 때 오빠 친구들과 무학산에서 촬영, 앞줄 왼쪽 첫번째 오빠. 그옆 정영숙.

우리 가족이 짐을 내리고 들어간 집은 꿈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한국전쟁 고아들이 모여 있는 고아원이었는데 친구 목사님이 소개한 <동명보육원>이다. 아버지는 이 고아원의 총무로 취직을 하신 것이다. 갑작스런 변화에 나는 밥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울며 집으로 가자고 부모님을 졸랐다.


아버지는 고아원 사무가 너무 많아 나를 중학교에 입학시킬 생각도 하지 않으셨다. 밥 하는 아주머니에게 마산서 제일 좋은 중학교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고아원 위의 동내에 있는 제일여중을 가보라고 했다. 이름도 제일이라서 마음에 들어 교문을 들어서서 서무과로 들어갔다.


서무 과장님이 내 말을 듣고 2층 교장실로 데리고 갔다. 교장선생님은 부모도 없이 혼자 온 나를 보고 믿기지 않아 하시며 이것저것 질문을 하시기에, 나는 교장선생님께 시험 문제를 주시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참으로 철부지 없는-.


다음날 아버지가 교장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이형규 교장선생님(제일여중고의 설립자다, 편집자)은 내가 시골아이지만 아주 똑똑하다고 칭찬을 하셨다. 아버지는 나를 칭찬하시는 교장선생님께 우리 영숙이는 노래도 잘 한다고 자랑을 했더니, 좋아하시며 우리 학교에 들어오면 훌륭한 음악선생님이 계신데 노래도 배우고 피아노도 배우라고 하셨다. 피아노? 그게 무슨 악기일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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