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 나온 친정 어머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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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영숙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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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 나온 친정어머니의 눈물
오늘 상담할 분이 있느냐고 사랑이 샘솟는 집 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운 목소리로 “예, 있습니다.”라고 하여 서둘러 갔다.
내담자가 미처 샤워가 끝나지 않아 잠시 기다렸다. 겨우 문을 열고 들어온 60대 초반의 내담자는 두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손가락이 이상하게 구부러진 장애인이다. 얼굴은 정상으로 또렷하게 잘 생겼고 인사를 하는데 아주 예의 바르다.
나는 간단히 질문을 하고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와 이곳까지 온 동기를 아주 편안하게 말해 달라고 했다. 내담자는 처음부터 눈시울이 붉어지며 목이 뫼여 말 시작을 못 하고 있다. 나도 눈물이 핑! 돌았다.
내담자 김헤옥(가명)은 출생할 때부터 장애인이 아니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름 모르는 병에 걸려 수족을 제대로 못 쓰게 되었다. 그래도 머리는 좋아서 정상 아이들과 학교생활을 해도 뒤떨어지지는 않았으며 우등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녀에게 꿈이 있었다면, 정상체격에 인물 잘 생긴 남편과 결혼하여 정상인 자녀를 낳아 왕자같이, 공주같이 키우는 것이다. 비록 자기는 불구이지만 소원은 이루어졌다. 남편과 만나게 된 과정은 말 하지 않았지만 여하튼 20세에 결혼을 하였다. 친정이 크게 부자는 아니지만 살만했는데, 아마 그런 조건을 보고 결혼을 해 준 남편은 딸아이 낳자마자 땅 문서를 가지고 도망을 갔다. 그것이 남편과의 마지막이다. 질문하고 싶은 의문이 많았지만 말보다도 가슴으로 끝까지 잘 들어주는 것이 상담 아닌가.
남편 때문에 빈털터리가 된 그녀는 친정에서 쫓겨 나오다 시피 하여 부산으로 왔다. 어린 딸을 공주같이 기르자면 자기는 딸의 시녀요. 종으로 살아야 한다는 결심으로, 정부에서 주는 아주적은 돈으로, 또 노동일해서 벌은 돈으로 못 먹고, 못 입으면서 딸에게는 다 해 주었다. 그런데 오늘 와서 그 공주 딸에게 배척을 당하고 살려고 도망 나왔다고 한다. 거기까지 듣다가 내 마음이 요동쳤지만 화를 참고 물었다.
“헤옥씨, 그렇게 딸을 위해 희생하고 무엇을 얻었습니까?”
“기쁨을 얻었습니다.”
“언제까지 얻었습니까?”
“딸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행복 했습니다”
“그 후는?”
“장애인이라고 친구들 앞이나 학교에 얼씬도 못하게 하든데요”
둘다“”
“딸의 학력은?”
“대학졸업 했습니다. 그것도 장학생으로-”
그 대목에 가서 힘을 더 주었다. 눈물을 줄줄 흘린다.
“ 딸이 결혼은 언제 했습니까?”
“ 32세에 했습니다. 나이는 많아도 제 아버지를 닮아서 남들이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나가보라 했습니다”
“ 아-그래요? 헤옥씨도 인물이 좋습니다”
“ 그럼 사위는 어떤?”
“ 사위도 부산에 있는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증권회사에
근무를 했습니다. 연애결혼이죠. ”
“ 연애결혼을 했는데 고생한 장모한테 잘 하든가요?”
“ 내가 자그마한 집 한 채라도 있을 때는 잘 하든데 제가(사위)
증권에 내 집까지 은행에 잡혀 날려버리고 부터는 돌변 했습니다. ”
“ 어떻게 돌변 했습니까?”
“ 예, 지금부터 애기 할게요. 이곳까지 도망쳐 나온 -”
어느 날, 딸과 사위가 절에 가서 불공드리고 온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하고 외손자를 돌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돌아온 딸 부부는 자기를 보자 화를 바락바락 내며 마구잡이로 두드려 패며 “죽어라! 죽어라! 망조 귀신아 죽어라! 죽어라! ”를 연발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하고 보니 미칠 것 같아, 나도 고함을 지르며 “내가 뭘 잘못해서 때리느냐, 너희들이 증권투자 한다고 내 돈, 내 집, 친척들 돈, 제 돈 다 넣고 망조를 내더니, 왜 나를 원망하고 때리느냐 말해 봐라”고 했죠.
더 기가 찬 것은, 딸이 부엌에 가서 식칼을 가지고 나와 무당춤을 추며“ 귀산아 물러가라! 엄마에게 붙은 망조 귀신아 물러가라! 우리가 망한 것도 엄마망조 귀신이 붙어서이니 물러가라. 안 물러가면 죽인다. ”라며 칼로 나를 찌르려고 했습니다. “아이구 무서워라! 무서워라!”라는 말을 하며 그녀는 금 새 얼굴표정이 새파랗게 변했다.
그뿐 아니라 딸은 귀신에게 바칠 상을 차려놓고, 날보고 절을 천 번하면서 계속 통곡을 하라고 하는데, 아픔 다리에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억지로 눈물이 납니까. 못했지요.
시키는 대로 안한다고 사위는 자기를 방에 가두어 놓고 때리고, 치고, 꼬집고를 40일간 했습니다. 먹는 것도 죽지 않을 만큼 주다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는 또 너무 많이 입에다 밀어 넣어 토하기도 여러 번 했습니다.
자기는 큰 귀신, 딸은 작은 귀신이 붙었다며 앞으로 이 두 귀신 안 쫓으면 사위가 하는 일마다 망한다고 하기에, 자식이 또 망하는 것이 두려워 감금당하면서도 참았습니다. 그런데 한날, 둘이서 하는 말을 듣고 소름이 끼어 도망치기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여기까지 듣던 나는 딸 부부가 과연 최고학부까지 마친 사람일까 의심이 생겨 재차 물었더니 틀림없다고 한다. 한숨을 크게 쉬고 나더니, 그 다음 이야기를 했다.
저희들이 잠들었을 때 “도망치자. 외손자고 뭐고 미련도 버리자. 이것들은 내 자식이 아니고 전생에 원수였다.”는 독한 마음을 품고 편지 한 장 남기고 나왔습니다. 무슨 내용으로 썼느냐고 했더니 저희들이 때리면서 하는 말대로 “ 소원대로 바다에 가서 빠져죽겠다. 너희들이 말마다 화장할 돈도 없으니 멀리 바다에 가서 죽어라고 했으니 그렇게 죽으려 간다. 요 년 놈들아! 네 자식에게 나한테 한 만큼 받아라!” 고 했습니다.
폭력을 당하고 나오는 여성들이 거의 다 입은 옷에 나온다. 우선 피해야 살기 때문이다. 그녀도 그렇게 나왔다. 밤이라 남의 집에 갈 수도 없었는데, 평소에 어떤 권사라는 분이 자기보고 전도를 하면서 교회 이름을 가르쳐 준 것이 생각나서, 염체불고 하고 그 교회를 찾아갔다. 마침 목사님부부가 있었다. 자기의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걱정 말라고 위로를 해 주며, 사택에 데리고 가서 재워주고, 다음날 6만원을 주면서 1366으로 데리다 주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나는 그 절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땡땡이중에게 붙은 마귀를 쫓아내고 딸 부부를 구출하고 싶었다. 아니 경찰에 고발하고 싶었다. 내담자에게 상담자가 무슨 답을 가르쳐 줄 수 있겠는가. 그녀를 위로하고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딸을 미혹한 마귀를 물리쳐 달라고 간곡히 기도 하라고 하고는, 두 손을 잡고 강력하게 대적 기도를 드렸다. 또 사랑하는 딸을 저주하는 말과 기도는 하지 말고 딸의 영혼을 위한 축복 기도를 드리라고 했다. 그녀는 감사하다며 눈물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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