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나의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나의 평생에 내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방백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그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당일에 그 도모가 소멸하리로다. 야곱의 하나님으로 자기 도움을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그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여호와는 천지와 바다와 그 중의 만물을 지으시며 영원히 진실함을 지키시며, 압박 당하는 자를 위하여 공의로 판단하시며 주린 자에게 식물을 주시는 자시로다. 여호와께서 갇힌 자를 해방하시며, 여호와께서 소경의 눈을 여시며 여호와께서 비굴한 자를 일으키시며 여호와께서 의인을 사랑하시며, 여호와께서 객을 보호하시며 고아와 과부를 붙드시고 악인의 길은 굽게 하시는도다. 시온아 여호와 네 하나님은 영원히 대대에 통치하시리로다 할렐루야!”(성경 시편 146편 중)
강성기(46·마산 산호동 사랑샘침례교회)목사에게 93년 어느 새벽기도회 때 눈에 들어온 이 짧은 글귀가 오늘까지 계속 한 길을 걸어오도록 만들고 있다.
이후부터 강목사는 이 시편의 가르침대로 삶을 살아왔다. 같은 해 10월부터 교회에 노숙자를 데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도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을 수용하자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로 나뉘면서 교회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가정폭력 피해여성·노숙자 도와
“교인들에 대한 설득의 한계를 느꼈어요. 그 해 12월 31일자로 교회 목사직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지요. 사실 가까이 있었던 목사들과 사람들이 먼저 말리더군요. 그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1994년 1월1일부터는 마산역 근처에 일명 쪽방 4개를 얻어 사랑샘공동체와 사랑샘선교회를 열었다. 그의 표현대로 본격적인 ‘판’을 벌인 것이다. 처음 10여 명으로 시작한 공동체 식구들은 2~3개월만에 40~50여 명 규모로 늘었다.
“당시에는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마산역, 어시장, 신포동…. 가는 현장 곳곳이 성경의 말씀 그대로였습니다.”
강 목사는 일할 능력이 있는 노숙자들에게 일거리를 연결시켜주고, 자신도 공동체의 살림살이를 위해 공사장으로 나가 용접과 벽돌 나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편’의 가르침대로 살아오기를 10여 년. 강 목사는 자신의 깨달음을 이렇게 얘기한다.
“10년이 넘으니, 저를 공격해오던 숱한 노숙자들이나 여러 사람과도 쉽게 가까워지는 노하우를 이제 겨우 익힌 것 같습니다. 허허.”
또 여기에 재정적으로 여전히 어려움이 있지만, 사랑샘 공동체를 다양한 직업훈련과 신문파지와 철, 구리 등을 모으는 자원재활센터, 알코올·약물치료 센터를 둬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게 된 점,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보호하는 ‘사랑이 샘솟는 집’을 운영할 수 있었던 점도 나름의 성과로 손꼽았다.
이런 활동 때문에 그는 지난 94년부터 범죄예방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강 목사도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신도 20여명과 예배를 드린다.
“재미있는 것은 매주 참석하는 숫자는 비슷한데, 얼굴이 바뀐다는 것이죠. 공동체에 있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예배에 참석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저는 (신도)숫자를 늘리는데는 별 관심 없습니다. 제 눈 안에 들어오는 사람들만큼이라도 제대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5000명, 1만명이 넘는 대형교회가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이처럼 큰 교회에서는 목사가 자기 신도들 이름을 다 기억 못하거든요. 이러니 기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죠”라며 날로 대형화만 좇는 교회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또 “자신의 생활, 즉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죠. 자기 생활은 하지 못하면서 맹목적으로 기도하러 가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덧붙였다.
“외형 치우침 버리고 세상 위하는 교회됐으면”
강 목사에게 요즘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지난 8월 시민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산호동 토막살인사건의 가해자 구명활동에 나선 것이다. 여성단체와 힘을 합해 변호사 선임을 하기도 했다.
“주위에서 어떻게 그렇게 악한 사람을 도울 수 있냐고 말들을 합디다. 하지만 당사자를 만나보니 ‘잔인하다’고만 단정할 수 없는 그런 것이 있었어요. 늘 남편,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아내와 딸이었습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구명활동 이유를 설명한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교회들이나 사회단체들에 이런 공동체를 확산시켜내는 것이죠. 가난한 교회에서도 하는데, 큰 교회들이 못할 까닭이 없잖습니까. 목사들이 좋은 차, 좋은 집, 대접받기만을 바라는 ‘외형’에 치우치는 태도를 버리고 각자 교회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가는 교회가 되어야겠죠. 사실 교회가 세상 한 가운데 있으면서도 교회 안에서만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라죠. 진정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