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돌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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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깨어지기 쉬운 것 중의 하나가 유리이다. 유리를 조심히 다루지만 자칫 잘못 다루다 와장창창 깨지거나 금이 간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금이 가거나 깨진 유리는 아무리 비싸고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낌없이 버린다. 유리보다 더 잘 깨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은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처를 받고 받은 상처를 차곡차곡 쌓고 묵은 상처로 굳어진다.
굳어진 마음은 감정에 무감각해지거나 사소한 작은 감정에 예민하여 가시 돋친 말로 주변사람이나 사랑하는 가족을 아프게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외엔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공감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몸의 상처에는 민감 신속하게 반응하며 응급실을 달려가거나 관심을 갖지만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음은 정신, 생각과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적응적인 이상행동이라 불리는 행동의 결과는 생각이나 감정에서 대부분 비롯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는 개인적 삶에 중요한 과제이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날 때 가장 많은 호소의 문제는 관계로 인한 심리적 불편감, 그것으로 인한 깨진 마음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은 불편한 관계가 상대 탓이라고 여기지만 잘 들여다보면 자신 안에 깨진 마음이 대부분이다. 이런 아이들은 어린시절 심리적 위기를 만날 때 공감을 받거나 위로를 받은 경험이 없다.
그래서 자신을 어떻게 위로하고 보듬어주어야 할지를 몰라 스스로 문을 닫고 갇힌 삶을 선택하게 된다. 그것 또한 부모입장에선 학교에서 한번도 배워 본적이 없고 그 부모로부터 받아본 적 없는 영역이라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일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으나 요즘같이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은 더 잘 깨지고 금이 간다. 그것은 우리 안에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불안과 두려움, 소외감은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고, 남들보다 더 많이 배우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어질 것 같고, 더 많이 가지지 않으면 낙오될 것 같아 끊임없이 채우려 하지만 늘 불안하다. 때론, 오랫동안 계획한 일이 틀어지고 꼬일 때, 주변사람들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때, 사업 부도로 막막함을 경험할 때 실존적 불안은 위기로 우리의 마음을 요동하며 절망하게 한다.
그런데 아무리 큰 절망이나 위기라도 생명과 직결된 일 앞에서는 본능적으로 본질에 집중하게 된다. 지금까지 그토록 중요하게 여긴 학력, 배경, 재물, 명예가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그때 그 순간이 구경꾼에서 당사자로 담금질되어 걸치고 있던 모든 껍데기를 벗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실존적인 삶의 불안은 한순간이 아니고 연속선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살아있다는 존재자체가 불안하기에 불안은 계속 우릴 괴롭힐 것이다. 그것은 삶이 정체되어있지 않고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존적이고 진행 중인 불안으로 깨진 마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내려놓으면 된다. 불안과 여유는 함께 갈 수 없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불안의 연속이고 진행 중인 모든 것,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분명하고 명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성경은 말한다. “네 염려를 맡겨라”는 것이다.
그런데 맡긴다는 것은 내가 불안을 경험하는 것 보다 더 어렵다. 그런데 우리 안에 있는 겨자씨만한 작은 믿음으로 조금씩 맡기기 시작할 때 찾아오는 평안과 쉼이 있고 위로가 있다. 상황과 환경은 여전히 불안과 두려움이지만 믿음은 그것을 극복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되어 거센 폭풍 안에서도 깊은 평안을 경험하게 된다. 그 평안은 그리스도안에서 쉼을 얻을 때 가능해진다.
글쓴이 / 김미경, 경남우리가족사랑상담소장, 제17회 행복한 가정생활세미나 강사, 사랑샘공동체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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